애견과의 반려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굳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면, 애견 문제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또한, 애견 문제는 훈련을 통해 어떤 것이든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교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억압된 분위기를 만들어 애견의 집중도를 높이고, 20회 이상 반복하게 되면 사람이든 애견이든 겉모습 교정은 정말 쉬운 일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그렇게 변화된, 교정된 행동에 과연 애견의 진심이 얼마나 담겨 있을지... 주인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애견의 마음에 진심은 어디까지인지... 사람들도 살아가는 데 많은 문제를 접하게 되지만, 이를 모두 다 해결하려고 애쓰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그것이 살아가는 것의 모습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지요.
일요일 아침이라고 하더라도 일찍 일어나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생활 습관이지만, 실제로 우리 생활은 정반대이지 않은가요? 마찬가지로 애견도 이의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애견 훈련 서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렇게 책을 따라서 훈련을 해야만 행복한 반려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럼, 이런 훈련 없이 우리는 그동안 불행한 반려 생활을 해왔을까요? 물론, 분명하게 그러한 훈련이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반려 생활에 필요한 부분은 아니지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 훈련이란 것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알면 좋은 것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처럼, 사람과 같은 생활 방식대로 애견의 생활 방식을 억지로 변화시키려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외출 후 돌아왔는데, 정해지지 않은 곳에 배변을 보았다거나, 작은 방에 들어가 인형의 솜을 모조리 끄집어내고, 그 옆에서 천연덕스럽게 자는 모습, 당장 배변 훈련과 복종훈련으로 교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 또한 우리 애견의 모습이며, 우리와의 반려 생활 그 자체의 모습인 것입니다.
"애견 문제"가 애견에겐 주의력 부족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대화 채널이며, 사람에겐 반드시 뜯어서 고쳐야만 하는 고장 난 부품이라면, 우리의 반려 생활, 너무나도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